반짝반짝 스팽글이 달린 기분좋은 치마를 입고 한들한들 나들이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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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언제 그랬었는지 기억도 안나.
할일은 잔뜩 쌓여있었던 오후, 조퇴를 달고 매운 쭈꾸미와 한껏의 수다로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다 풀었을 즈음, 혼자 남겨졌다. 어디든 갈 수도 있었지만, 오늘따라 통화연결이 안되는 탓에 조금은 우울해졌다. 어쩌면 바람에 날리다시피 내리는 비 탓이었을지도 몰라. 달디달은 카라멜시럽이 잔뜩 가라앉은 커피를 휘휘 흔들어 섞으며, 어딜가지? 어딜갈까? 누굴 만날까? 오늘 아니면 갈 수 없는 곳, 오늘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잔뜩 떠올렸지만, 기껏 은행에 들려 마지막장 마지막줄까지 기록을 끝낸 통장을 갈아치우고, 차등보육로 지원을 위한 아이사랑카드를 만들고 나니 오후 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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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