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4. 22:33



어느날 내게 온 선물.
수십번도 더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던 우리의 인연은 벌써 6년이 되버렸어.
처음엔 스노우캣의 '나옹'과 같은 녀석을 원했지만,
분양가도 높았고, 대전에선 분양도 하지 않았었지.
지피언니의 '쥐돌이'도 괜찮았어.
꽤나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수십번도 더 '냥이네'를 들락거렸고,
동네 어미잃은 새끼냥이가 없나 한밤중에 골목길을 배회해보기도 했었는데,

넌, 한밤중도 아닌 냥이네도 아닌
어느 한가롭던 (이라함은 절대 그 시간에 거기 있어선 안됨을 뜻하기도 했지) 날
집에 가던 길에 우연히
정말 우 연 히 마주쳤던 거야.

작은 종이가방안에 쏘옥 들어가 똥그란 눈으로 주변을 잔뜩 경계하던...

집에서 낳은 녀석들중, 한 녀석이라도 근처 애견샵에 맡겨보고자 했던
너의 원래 동거인은 '고양이는 안돼요'라는 말에 마음상해 돌아가던 중
널 유심히 쳐다보던 내 눈을 알아본게야.

'학생, 고양이 한마리 키워볼테야?'

느닷없는 질문에 당황했지만,
어쩌면 이게 '인연'이다 싶었어.

당분간 먹일 사료도 좀 얻어오고, 연락처도 받아왔지.
(한번도 연락은 못했지만, 네가 이렇게 잘 살고 있음을 알 고 계실까?)

아주 오래전엔 빨간 바가지에 모래를 잔뜩 퍼다놓고 쓰게했었겠지만,
제법 고양이 키우는 지식을 습득한 난, 옛동거인이 맡기려던 애견샾에가서
모래 한포대와 사료한포대를 사왔어.

아직은 작았던 너,
집에서 뒹구는 스티로폼 상자의 구멍을 테잎으로 간신히 메워 모래를 부워놓으니
냉큼 올라가 볼일을 봐주었지.

아주작고 귀여웠는데
어느새 7kg의 거묘가 되었네.
그리고 어느새 7살이 되었어.

계속 같이 있어줄꺼지?

나의 고양이.

by zion | 2008/05/3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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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ion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