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0. 23:35
녀석을 보낸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녀석을 못본지는 벌써 여드레나 지났다.

얼마전 채널을 돌리다가 반려견의 병간호를 하는 두 명의 사람에 대한 다큐를 본적이 있었다. 
무달군은 내 머리맡에 고릉고릉 잠을 자고,
가끔씩 손을 뻗어 보드라운 뱃살을 쓰다듬으며 '건강하게 오래 살아줘~'
시각장애인 안내견임무를 마치고 일반인에게 분양되어 같이 산지 몇년 안된걸로 기억한다.
거의 일년을 누워만 있던 그 커다랗지만 순해보이던 녀석과
욕창때문에 자주 목욕을 시키고, 자주 대화를 하던 그의 반려인...
일때문에 해외에 나가있다가 반려견의 소식을 전해 듣던 그녀의 모습이
오래지 않은 후 내 모습이 될 줄이야.
그 소식을 전해주던 남편, 마지막을 지켜주웠던 남편에게 했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의 남편도 그 사람처럼
나를 위해
그리고 나를 대신해 무달군을 보내줬다.

마음껏 슬퍼할 시간도 주었다.
한껏 위로 받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따뜻하게 안아주었었다.

여전히 믿어지지 않지만
사진을 보며
건강할때나 아팠을때나 늘 나를 바라보던 그 시선만은 기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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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ionis